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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치사슬 재편 (TSMC, 삼성, 인텔 경쟁구도)

by korearound3 2025. 6. 12.

2024년 현재 반도체 산업은 기술 진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구도 재편이라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메모리 중심의 시장에서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치사슬 전반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3대 반도체 기업인 TSMC(대만), 삼성전자(한국), 인텔(미국)의 전략 변화는 전 세계 공급망과 산업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 재편의 배경과 구조, TSMC·삼성전자·인텔 간 경쟁구도를 중심으로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반도체 산업 구조와 가치사슬 개요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은 크게 △설계(팹리스) △제조(파운드리/IDM) △후공정(패키징·테스트) △소재 및 장비로 구성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고부가가치 영역은 ‘설계’와 ‘제조’이며, 특히 첨단 공정이 필요한 파운드리 분야는 수십조 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진입장벽 높은 산업입니다. 전통적으로 인텔은 설계와 제조를 모두 수행하는 IDM(종합반도체기업) 모델을 고수했고,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겸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성장해 왔습니다. 반면, 대만의 TSMC는 제조에만 집중한 ‘순수 파운드리’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애플, 엔비디아, AMD 등)를 빠르게 확보하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핵심 키워드는 ‘초미세 공정’과 ‘공급망 안정화’입니다. EUV(극자외선) 기반의 5nm 이하 공정이 상용화되고, 반도체가 국가 안보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3강 기업 간 기술력·투자·정치적 대응 등 다면적 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TSMC: 초격차 파운드리의 절대 강자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3nm 및 2nm 공정 개발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TSMC의 강점은 첫째, 기술 집중형 경영 전략입니다. 다른 영역에 투자하지 않고 파운드리 제조에만 집중함으로써 최고의 공정 경쟁력을 확보해 왔습니다. 둘째, 고객 중심 설계 최적화입니다.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공정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장기 계약을 체결합니다. 최근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40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일본 구마모토현에도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일 정부의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는 전략이며,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중립적 플레이어’로서 글로벌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TSMC에도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최대 리스크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고객사 일부는 삼성전자와 인텔로 공급선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기술 선두주자로서의 위치 유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반등과 메모리 강자의 이중 전략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DRAM과 NAND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해온 기업입니다. 하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해 2010년대 중반부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왔습니다. 특히 5nm 이하 EUV 공정에서 TSMC와 기술 격차를 좁히며, 글로벌 고객사 유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전략은 ‘IDM+파운드리’의 이중 모델입니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자체 생산과 판매를 통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파운드리에서는 고객 주문 생산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확대합니다. 이중 전략은 리스크 분산에 유리하지만, 자원 배분 측면에서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최근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2nm 이하 GAA(Gate-All-Around) 공정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연계된 칩렛 구조 기반 설계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약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율과 제한된 고객 기반입니다. 파운드리 고객 다변화에 있어서 애플, AMD 같은 핵심 고객 유치에는 아직 한계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툴(EDA), 테스트 공정, 패키징 영역까지 통합적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인텔: IDM 회귀와 미국 중심의 반도체 부활 전략

인텔은 전통적인 x86 기반 CPU 시장의 절대 강자였지만, 파운드리 경쟁에서는 TSMC와 삼성에 뒤처져 왔습니다. 이에 따라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 주도 하에 IDM 2.0 전략을 선언하며 반도체 생산력 회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IDM 2.0의 핵심은 자체 설계-제조를 유지하되, 외부 고객에게도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이를 위해 미국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며, 유럽에도 반도체 생산 클러스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CHIPS Act(반도체 산업지원법) 자금을 적극 활용해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을 되찾으려는 시도입니다. 기술적으로는 20A(2nm급) 이하 공정에서 RibbonFET과 PowerVia 등의 차세대 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AWS, 마이크로소프트, 미 국방부 등과의 전략적 파운드리 계약도 확대 중입니다. 다만 실제 양산력이나 수율에서는 아직 TSMC와 삼성에 뒤처져 있어, 실질적인 경쟁력 확보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인텔은 ARM, RISC-V 기반 비 x86 구조의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FPGA, GPU 등 비전통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대 중이며, 이를 통해 AI·클라우드·자율주행용 칩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고자 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은 기술력, 투자규모, 지정학적 요소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TSMC는 초격차 기술력으로 파운드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의 균형 전략을 통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IDM 모델의 진화를 통해 미국 중심의 반도체 부활을 꿈꾸며 새로운 경쟁자로 재등장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나 산업 종사자 모두 이 같은 가치사슬의 변화와 기업 간 전략 차이를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선도할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